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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en Viaje

3일_욱스말

by 무지개 다리를 건넌 레이 2017. 10. 28.

메리다 공항에 관광센터가 있는데, 그곳에서 메리다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좋다. 일단 메리다 지역 정보를 책자 형태로 발행한다. 지도에, 각 관광지 해설에, 음식설명, 월화수목금토일 뭘 하면 좋은지까지 다 써있고 심지어 영어스페인어가 동시에 들어가있다. 대박. 여튼 이 책자를 천천히 다 읽어보면 기본적인 메리다 관련 여행계획은 다 세울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느 지역에 가려고 한다!라고 말을 하면 예를 들어 욱스말에 가고 싶다라고 하면 욱스말, 터미널, 버스 시간, 가격이 써있는 네모난 쪽지를 준다. 이 정보들은 메리다 메인 광장에 있는 관광센터에서도 동일하게 제공한다. 내가 실제로 구매한 버스 가격과는 조금 달랐지만 여하튼 대략적인 계획을 세우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 

메리다에는 CAME와 TAME라는 두개의 버스터미널이 있는데, 타메 바로 옆이 카메다. 타메에 2등급 버스가 더 많고 카메에 1등급 버스나 장거리 버스가 많다. 욱스말에 갈 때는 타메에서 왕복표를 사서 다녀왔다. 일단 호텔에서 타메까지는 걸어서 왔다갔다 했는데, 짐이 있을 때는 택시를 탔다. 호텔에서 타메까지 우버는 28? 30?정도 나왔고, 타메에서 센트로까지는 호텔의 위치에 따라 40, 50으로 시티오 택시비가 책정되어 있었다. 사실 짐을 매고 다니기 싫어서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았지만, 욱스말에 갈 때 탄 버스의 최종 목적지가 캄페체였다. 그럼 애초에 짐을 매고 와서 욱스말 들어갈 때 맡겼다가, 돌아올 때 찾아서 캄페체로 바로 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이미 난 터미널에 짐을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일. 그냥 나는 욱스말 갔다가 메리다 다시 와서 캄페체로 갔다.

나는 결국 치첸이사에 가지 못했는데, 둘 다 다녀온 사람들 중에는 치첸이사 보다 욱스말이 좋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욱스말이니 치첸이사니 하는 것들이 다 뭐냐면, 예전 마야 시대에 사람들이 살았던 도시나 마을의 유적이라고 보면 된다. 멕시코는 세계에서 피라미드가 가장 많은 나라로, 이런 유적지에는 주로 피라미드, 사제나 왕족이 살던 궁전, 공놀이 경기장 등이 남아있다. 그렇다고 해도 결국 넓은 들판에 돌로 지은 건물의 일부만 남아있는 것이라, 이런 종류의 역사를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어느 유적이 더 좋았다라는 감상이 생긴다는게 신기했다. 사실 나는 고고학 유적쪽으로는 상상력이 부족해서, 보고 있는 것 만으로는 아무런 감흥이 없다. 관련된 책을 읽고, 상상도를 보고, 비슷한 시기나 문명에 관한 영화를 봐야 아 이런 삶을 살던 사람들이었나...하는 희미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단순히 유적을 봐서는 별다른 느낌이 없다. 다른 사람들은 아주 미약한 역사적 배경이나 혹은 그것 마저 없이도 이런 유적들은 보면서 감동을 받다니, 대단하는 생각밖에....

욱스말은 오밀조밀 여러 종류의 건축물들이 참 잘 들어서 있었다. 입장료가 확실히 비싼편이었지만, 한두시간 산책하면서 생각에 잠기기에는 좋은 곳이었다. 근데 너무 뭉개고 있느라 근처에 있다는 초콜릿 박물관은 못가봤다. 가는 버스는 오는 버스 시간을 생각하면, 돌아오는 버스 타기 한시간 전즈음에 초콜릿 박물관으로 가보는게 좋을 것 같다. 물론 나는 30분 밖에 안남아서 그냥 버스 정류장에서 다른 사람들이랑 수다만 떨었지만. 나랑 같은 버스를 타고 온 멕시칸 부부가 있었는데, 한 60대쯤으로 보였다. 시티에서 왔다고 해서 한동안 지진에 관한 이야기로 안부 이야기를 나눴다. 두분은 프라이스 트래블? 그걸로 한 유월쯤에 예약하고 오셨다는데, 6박 7일에 비행기 포함해서 1인당 4000에 오셨단다. 대박. 호텔도 들어보니 내 첫 숙소랑 비슷한 수준. 역시 여행은 숙소 비용때문이라도 둘이서 해야한다. 거기다 두분다 노인우대로 입장료 하나도 안내셨다고 ㅋㅋㅋㅋ 엄청 자랑하셨다. 작년에는 치아파스도 다녀오셨다고. 하긴 멕시코는 진짜 해외로 안나가도, 국내에 가 볼 곳이 워낙 많으니. 같이 저렇게 손잡고 휴가 다니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