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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tura una escena

12월의 책

by 무지개 다리를 건넌 레이 2021. 12. 16.

친구가 이북으로 선물해줬던 13.67을 힘들게 읽었지만,

찬호께이라는 새로운 작가가 나쁘지는 않았다.

최근 미친듯이 읽고 있는 웹소설을 끊기위해

밀리의 추리소설을 시작했다.

밀리에 있는 찬호께이의 소설은 5권,

그중 하나는 읽었고, 하나는 단편집이라 패스.

일주일 동안 망내인, 기억나지 않음 형사, 스텝 이렇게 세권을 읽었다.

 

망내인은 온라인 인신 공격을 당한 후 자살한 여동생의 복수를 결심하는 언니 "아이"가

해커이자 탐정인 "아녜"와 함께 사건을 추적하는 내용이다.

세상사가 단순하지 않듯이, 소설에는 여러가지 사건과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일단 너무 길다.

 

컴퓨터, 온라인, 보안 등등에 대한 부가 설명이 너무너무너무 길다.

필요하면 설명도 해야 소설의 진도가 나가겠지만서도,

뭐랄까 작가가 새롭게 알게된 지식을 독자들이 꼭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 지식을 설명하기 위한 예시의 틀로 소설을 이용하는 느낌이랄까.

여하튼 말이 너무 많고, 설명이 너무 길다.

 

진짜 한페이지에서 다섯줄씩 읽으면서 넘어가도 소설의 내용이 이해될 정도 -_-

설정으로 보자면, 후속편이 나올 것 같다.

 

내용면으로 보자면, 최근 드라마 지옥의 화살촉도 그렇고

사실 실제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신상털기를 봐도 그렇고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신상노출과 인격살인 같은 현상은 정말로 심각하기도 하고

나같은 일반인 그리고 노화가 진행중인 문과에게는 

미래가 더욱 무섭게 느껴진다.

 

기억나지 않음, 형사

중국 히가시노 게이고구나, 싶었다.

숙취에 눈을 떴는데 갑자기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하고 있었는지 기억에 없다.

아, 나는 형사. 누가는 해결. 언제는 2003년. 어제 술 마시고 동료로 싸웠나 뭐 그러지 않았나?

그런데 기억에 착오가 있다. 지금은 2009년. 내가 싸운 동료는 벌써 퇴직.

하루아침에 6년간의 기억이 상실된 형사가, 기억에 남아 있는 사건을 쫒으며 동시에 자신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소설.

이라고 쓰면 내용이랑 너무 다른데...

 

스텝

찬호께이와 미스터펫 공동 집필.

어우 이렇게 복잡한 내용을 어떻게 같이 쓴거지?

보았던 세권 중 가장 재미있었다.

다 읽고 나면, 그래서 실제로 있던 일은 뭐지?하면서 기억에 혼란이 온다.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범죄자의 행동을 예측해서 출소여부를 결정하는 시대에 대한 이야기.

시나리오 부분도 재미있었고, 전체적인 틀이 허술하기는 하지만 흥미로웠다.

결국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발전하는 과학과 기술, 그에 대한 인간성에 대한 취급 혹은 존중?

 

결국 세권의 책은 다르면서도 매우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

기억, 기억의 오류와 조작, 사실, 그 사실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과 이해. 그로 인한 결과적 사건.

인터넷. 기술. 발전. 인간성. 등등.

 

매우 현재적인 홍콩의 히가시노 게이고 느낌.